꼬마농부가 되어 텃밭정원을 가꾸어요
- 마을텃밭교사와 함께 하는 생태교육, 학교안 텃밭정원-
당진초등학교병설유치원(원장 김희숙)은 2024년 충남교육청 단위학교 사업선택제 사업 중 선택외 사업 중 하나인 ‘자연숲체험 유치원’에 선정되었다. 충남교육청의 단위학교 사업은 유·초·중·고 학교급별 다양한 사업이 있고 선정되면 운영예산을 비롯하여 도움을 받을 수 있다. 당진초등학교병설유치원은 올해 처음으로 자연숲체험 유치원에 선정되어 자연환경을 이용한 생태환경교육을 체계적으로 운영할 수 있게 되었다.
당진초등학교병설유치원은 올해 그동안 일회성 농산물 체험활동으로 아쉬웠던 농사활동을
꼬마농부가 되어 일년 전체를 농사를 체험해보는 프로그램으로 운영하였다. 농사일에는 마냥 서툰 교사와 아이들을 지도해주시는 충남교육청 농어민 명예교사로 활동중인 전현수 마을텃밭교사를 위촉하여 운영하였다. 학교의 수업이 마을공동체교사와 함께 하는 소중한 배움의 장이 당진초등학교병설유치원에서도 열리게 되었다.
아이들과 마을텃밭교사가 함께 협의하여 텃밭의 이름을 ‘텃밭정원’으로 정하였다. 텃밭에 정원을 붙인 이유는 들판에 있는 큰 논밭이 아니라 학교안의 화단으로 사용되던 조금은 외진 위치에 있는 화단 유휴지를 이용하여 텃밭을 일구었기 때문이기도 하고, 또 들판 논밭과는 달리 아이들이 매일 꽃처럼 가꾸듯이 키워가기 때문에 ‘텃밭정원’으로 아름다운 이름까지 지어주었다. 이렇게 아름다운 이름을 가진 정원에서는 다양한 농작물을 심어 기르게 되었는데 오이, 토마토, 방울토마토, 가지, 당근, 옥수수, 수박, 감자, 호박, 고추, 가지고추, 상추 등 다양한 작물들이 열매들이 토실토실하게 주렁주렁 열려 매일매일 키우는 기쁨, 자라나는 모습을 보는 보람, 수확하는 즐거움을 안겨주었다.
봄에 씨를 뿌릴 때까지만 해도 씨앗이 자라나서 큰 줄기가 되고 열매를 맺어 따 먹는 모습을 잘 상상하지 못했던 유아들은 점차 계절이 여름이 되어가면서 무럭무럭 자라나 무성해진 식물 줄기를 보고 놀라워했다. 마을텃밭선생님은 매주 목요일에 수업을 하러 아침부터 유치원에 오셔서 텃밭정원을 살펴보고 농부의 손길로 잡초도 뽑아주고 열매도 살펴보고 작업을 하신다. 목요일이 되면 유아들은 텃밭선생님이 일하는 모습을 지켜보며 바깥으로 나와 큰 수조에 물을 담고 물조리개에 물을 담고 분주해진다. 전현수 마을텃밭교사는 “아이들이 스쳐 지나가는 따라하기 체험 활동이 아니라 실생활에 도움이 되는 활동을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라고 평소 활동신념을 말해주셨다. 마을텃밭교사가 유아들에게 어떤 작물에 물을 많이 주어야 되는지 알려주자 유아들은 부지런히 물을 주었다.. 외국에서 이민 온 지 얼마되지 않아 한국말이 서툰 아OOO과 다OO이 오이에 물을 주며 “아OOO, 여기 물.” 하고 말을 건네자 “그래 다OO, 물 또 줘.”하고 대답도 하며 자연스럽게 친밀하게 한국어로 소통하며 텃밭활동을 하였다.
6월 마지막주 목요일에는 텃밭정원에서 감자를 수확하였다. 호미와 모종삽을 조심히 들고 텃밭선생님의 설명을 들으면서 감자가 뿌리채소라는 점을 알아보고 감자를 캐내는 시범을 먼저 보고 유아들이 감자를 캐보았다. 땅에서 감자가 줄줄이 나오자 신이 난 유아들은 “땅속에 감자가 있어요. 감자가 아주 많아요.”하고 소리치며 즐거워하였다. 유아들이 캐 낸 감자는 물기와 진흙이 많이 묻어 있었는데 마을텃밭선생님이 일러주신 대로 볕에서 널어 말려둔 뒤 흙을 털어내어 가정으로 가져가 유아들의 활동결과물을 가정에서 보고 가정에서 요리에 활용할 수 있도록 안내하여 학부모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었다. 유아들과 학부모의 호응에 대해 김희숙원장님은 학교 안 텃밭활동에 대해 감사하며 “쓰지않는 화단을 활용하여 생태교육환경을 조성해야겠다는 아이디어를 생각했고 조성된 그 위치가 유치원의 바로 옆이어서 유치원 교육과정과 밀접하게 운영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지요. 그동안 우리 학교에는 텃밭이 없어서 아쉬웠지요. 이런 호응을 보니 당진초에는 텃밭 부지가 모자라기는 하지만 내년에도 유휴지를 잘 활용해서 초등학교 텃밭활동도 확장하고 마을교사를 초빙하여 초등학생들에게도 텃밭체험을 풍부히 할 수 있는 프로그램으로 만들어볼 예정입니다.”며 유치원의 생태텃밭활동을 응원하셨다.
여름 텃밭정원에는 비가 오는 날이 많았는데 농부의 손길은 비가 오는날도 바쁘긴 마찬가지였다. 마을텃밭교사는 비오는 날에 밭에 물이 고여있는지 물길을 내주고 비바람에 쓰러진 옥수수대, 오이줄기를 지주대에 엮어 다시 세워주는 등 비가와도 텃밭을 살펴보는 모습을 보고 유아들도 우산을 쓰고 나와 텃밭에 무슨 일이 생겼는지 살펴보기도 하였다. 비오는 날에는 지렁이도 밭에서 자주 발견되고 달팽이까지 많이 보여서 유아들은 볕이 든 날보다 비오는 날에 밭에 가는 것을 더 좋아하게 되었다.
1학기를 마치며 직접 수확한 채소를 이용해서 유아들이 요리를 만들어보는 시간을 가져보았다. 유아들이 할 수 있는 간단하 요리 중에 토마토샐러드, 방울토마토 오이 카나페, 토마토쥬스를 만들었는데 유아들은 카나페요리에 가장 큰 흥미를 보였다. 방울토마토와 오이를 납작하게 썰어서 치즈를 곁들여 크래커 위에 얹어 차곡차곡 층층이 재료가 올라간 카나페가 완성되자 유아들은 뿌듯해하며 한입, 두입 맛있게 먹었다. 요리를 하면서도 웃음꽃이 피고 마을텃밭교사는 유치원의 텃밭 말고 큰 밭에서 직접 키우는 텃밭에서 가져온 새로운 재료도 소개시켜주셔서 더욱 흥미로운 텃밭재료를 활용한 요리 수업이었다. 몽골에서 온 아OO는 너무 맛있어서 엄지손가락을 치켜들고 “선생님 너무 맛있어요.”하며 즐거움을 표현하였다. 유아들이 직접 기른 재료로 요리를 해보면서 자신에 대해 긍지를 느끼고 자신의 활동에 보람을 느끼는 것을 바라보는 것은 교사로서 정말 뿌듯한 일이었다. 내년에도 텃밭농사 또 지어보고 싶냐고 물어보자 유아들은 한목소리로 “네,네 선생님. 또 하고 싶어요.”하고 큰소리로 대답했다. 유아들을 한층 성장시킨 학교안 텃밭정원의 생태교육, 마을텃밭교사와 함께 해서 든든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