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 다 함께, 모두 다 나누는 모두다교육조합
새학기가 시작되고 새봄이 시작되는 3월 초, 신평과 송악지역 초등학교의 돌봄과 방과후학교 교육활동을 활발히 펼치고 있는 모두다교육조합의 계상충 사무국장과 임지혜 실장을 만났습니다.
모두다교육조합은 전대초등학교에서 활동하던 그림책 읽는 엄마들의 모임인 ‘작전모임’에서 발전하여 2019년 ‘전대마을학교’를 조직하고 방과후학교를 운영하며 이 경험을 바탕으로 2020년 모두다교육조합 설립하고 활동해 왔습니다. 모두다교육조합의 지난 활동 이야기와 2023년 계획을 들어보았습니다.
모두다교육조합은 어떤 곳인지 소개 부탁드립니다.
모두다교육조합은 지역 어머니들이 각자의 재능을 살려 마을교사로 활동하며 방과후 돌봄, 돌봄 위탁 및 진로체험 등을 운영하는 단체입니다.
모두다교육조합의 전신인 전대마을학교이 2019년에 조직되었고 공적 돌봄의 대상이 아닌 3학년 이상 학생들에게 엄마들이 요리, 책읽기와 같은 돌봄 프로그램을 운영했습니다. 호응이 좋아서 방학 중 돌봄까지 확대하게 되었습니다. 아이들이 커감에 따라 이런 돌봄이 학교 안에만 필요한 것이 아니라 지역에도 필요하다고 생각하게 되었고, 같은 뜻을 가진 전대마을학교운영진 7~8명이 모여 비영리민간단체 모두다교육조합을 설립하였습니다.
모두다교육조합 단체와 활동을 구체적으로 소개 부탁드립니다.
모두다교육조합이 설립된 2020년에는 고려인 자녀 방과후 돌봄을 운영했습니다. 2021년부터는 충남형 온종일 마을 방과후 돌봄 공모 사업에 선정되어 마을 돌봄과 신평면 소규모 도시재생 돌봄방을 운영했습니다. 지난 2022년에는 충남형 온종일 마을 방과후 돌봄뿐만 아니라, 신평지역에 위치한 한정초등학교의 방과후학교 수업, 상록초등학교 환경주간 업사이클링 수업을 진행했습니다. 더불어 미래교육지구 마을학교도 같이 운영하였습니다.
올해는 한정초등학교의 돌봄교실과 방과후학교 수업, 상록초등학교의 1~2학년 돌봄교실을 위탁 운영할 예정입니다. 또한 충남형 온종일 마을 방과후 돌봄 사업도 3년째 선정되어 관련 사업을 진행합니다. 나아가 당진교육지원청의 마을기반 진로체험학교 교육장으로 선정되어 중, 고등학생을 대상으로 화장품과학 진로체험을 운영하게 되었습니다.
처음 시작은 10명이 채 안 되는 인원이었지만, 2021년에는 15명, 2022년에는 50여 명의 마을교사가 함께 활동하고 있습니다.
모두다교육조합은 짧은 시간에 빠르게 성장해 왔습니다. 그만큼 지역 내의 돌봄에 대한 수요가 있었다는 뜻이 될 것 같습니다. 참여하는 교육 대상자와 조합 구성원들의 만족도는 어떤지 궁금합니다.
지난해 진행한 충남형 온종일 마을 방과후 돌봄 사업의 방학 돌봄은 마을교사 10여 명이 오전 8시 반부터 오후 6시 반까지 하루 10시간 동안 운영했습니다. 중식이 제공되고, 하루에 프로그램 3~4개가 순차적으로 진행되었습니다. 이 프로그램에 15명의 어린이가 참여하였는데, 돌봄에 참여한 가정의 만족도는 높았습니다. 많이 알려져서 더 많은 아이들이 참여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는 후기가 많았습니다. 또한 내 아이를 돌보는 마음으로 수업을 준비하는 선생님들의 열정이 높게 평가받고 있습니다. 돌봄 사업 뿐만 아니라 다른 프로그램의 경우도 참여자 만족도가 높아 지속해서 운영하고 있습니다.
모두다교육조합에서 활동을 시작하기 전, 많은 구성원들은 취업에 대해 고민해왔었습니다. 양질의 일자리를 찾을 수 없었던 지역적 한계에서, 마을교사 활동은 다른 가능성을 열어주는 기회가 되었습니다. 함께하면서 재능을 발견하고, 우리 조합뿐 아니라 비슷한 활동을 하는 다른 기관까지 활동 영역을 넓혀간 사례도 있습니다. 물론 아직 마을교사나 방과후학교 강사의 처우는 열악한 부분이 많습니다. 특히 마을교사는 직업이라기보다는 저임금 봉사직으로 인식되곤 합니다. 저희가 비영리민간단체 조직으로 활동하며 이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다양한 공모사업에 응모하여, 일정 횟수 이상의 강의를 확보할 수 있었습니다. 이렇게 해서 마을교사가 지속적으로 활동하며 자신의 역량을 충분히 펼치고 발전시킬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저희 구성원은 자아실현과 자기효능감 면에서 만족도가 매우 높습니다.
작은 초등학교 어머니 모임에서 마을학교를 거쳐 교육조합까지 활동해 오셨습니다. 이렇게 활동하시면서 신평지역에 가꾸고자 하는 모습이 궁금합니다.
모두다교육조합의 많은 구성원은 이주민입니다. 타지역에서 여러 가지 이유로 이곳 당진에, 신평에 정착하게 되었습니다. 아이들이 어릴 때는 ‘도시에서 생활하던 모습으로, 결혼 전 경력직종으로 돌아가야지.’라는 생각을 많이 했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함께 활동하면서 우리 지역이 ‘돌아오고 싶은’ 곳이 되었으면 하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이곳에 교육, 문화 공동체를 만들고 활동해서 ‘머물고 싶은 곳, 함께 살고 싶은 곳’으로 가꾸고 싶습니다.
저희는 유아, 아동교육에 전문성을 가진 사람들의 모임이 아닙니다. 공통점이라면 우리 지역에서 같이 아이를 양육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그런 어머니들이 우리가 사는 지역을 ‘머물고 싶은 곳’으로 만들고 싶다는 비전을 공유하고 있기에 열정적으로 활동할 수 있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