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넓고, 더 밝고, 더 행복한 미래로 아이들을 이끄는
호서고등학교 교사 구자경을 만나다.
1.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호서고등학교에서 국어를 가르치고 있는 23년차 교사 구자경입니다. 어느 날 갑자기 영화 제작 교육에 빠져 현재 호서고등학교 영화창작동아리 ‘흰바람벽’을 4년째 지도하고 있고, 충남영화교육연구회 회장도 맡고 있습니다.
2. 학습과 재미,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는 수업을 하셔서 학생들에게 인기가 많으시다고 들었습니다. (본 인터뷰를 진행하는 기자도 고등학교 재학 시절에 선생님의 수업을 최고로 생각했었습니다.^^) 알차고 재미있는 수업의 노하우가 무엇인가요?
어떤 교사도 마찬가지겠지만, ‘특별함’이란 받아들이는 사람의 몫인 것 같아요. 물론 주는 이의 ‘진정성’이 전제가 되어야겠지요. 학생들과의 우호적 관계는 믿음과 소통 속에서 모든 활동이 이루어졌기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저는 교사의 제1 덕목은 ‘수업’이라고 생각하고 교직에 첫발을 디뎠어요. 초임 교사든 10년차 교사든 수업 준비에 소홀하면 그건 교사의 자질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했거든요. 저의 수업 준비는 ‘어떻게 전달할 것인가’에 초점이 맞춰져 있습니다. 아무리 교사가 많은 지식을 가지고 있어도 그것이 학생에게 온전히 전달되지 않으면 그 수업은 실패한 수업이라고 생각해요. 학생의 눈높이에 맞는, 그래서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실생활의 예를 들어주고, 그들의 관점에서 다시 생각해 보면 답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3. 당진 교육 현장에서 다양한 분야의 활동을 하고 계십니다. 특히 충남영화교육연구회 회장으로 2019년부터 호서고등학교 영화창작동아리 ‘흰바람벽’을 이끌고 계십니다. 영화창작동아리는 어떻게 시작하게 됐나요?
2017년경, 향토문화대전 중 하나인 디지털당진문화대전 집필에 참여하게 되었는데, 그때 심훈 선생님의 일대기와 작품 관련 내용을 정리할 기회가 있었어요. 심훈 선생님을 알면 알수록 그의 삶이 한 편의 영화 같다는 생각을 떨칠 수가 없었어요. 언젠간 아이들과 영화로 만들어봐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던 차에 2019년 당진행복교육지구 사업 공모에 선정되어 영화 제작비를 지원받게 되었어요. 영화 제작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고 무모하게 뛰어들었지요.
지금의 일반계 고등학교는 학생들이나 학부모, 교사 모두 ‘대학’만 바라보는 외눈박이의 삶을 살고 있다고 말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교육’을 하고 있다고 말은 하는데, 그 실체를 뜯어보면 ‘입시교육’인 거죠. 우리 사회는 다양성을 지향한다는데 이렇게 천편일률적일 수가 없어요. 제가 영화 제작 교육 현장에 뛰어든 이유는 그에 대한 반발 때문이기도 해요. 교실에서 교과서와 문제집만으로 이루어지는 ‘지식’ 교육이 아니라 교실 밖에서도 충분히 ‘지혜’를 배울 수 있는 교육이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어요.
4. 충남영화교육 활성화를 위해 교육 현장에 필요한 변화는 무엇일까요?
저는 영화 제작 교육이 특별한 것이 아니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더 많은 학교에 보편화되었으면 하는 마음이 있어요. 선생님들의 인식 속엔 영화 제작을 위해서는 특별한 기술도 필요하고, 고가의 장비도 만질 줄 알아야 한다는 부담을 가지고 있는데, 실제로 청소년 영화 제작 교육 현장에서는 ‘스마트폰으로 영화 찍기’를 강조하고 있어요. 가장 익숙한 장비로 가장 손쉽게 찍어서 평상시 사용하는 동영상 편집 어플로 편집하는 과정을 권장합니다. 요즘 청소년들에게 가장 익숙한 방식이지요. 그래서 저는 그런 기술적인 부분보다도 시나리오를 더 충실하게 쓰도록 강조하고 있습니다. 충남교육청에서 ‘청소년 시나리오 창작교실’을 운영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아이들을 위해 자기 시간을 할애할 수 있는 애정만 있다면 얼마든지 가능합니다.
5. 더불어 그동안 당진교육 소식지 ‘아미’의 표지 사진을 직접 촬영해주셨습니다. 주로 어떤 사진 작품 활동을 하는지요? 사진에 담고자 하는 메시지는 무엇인가요?
사진을 찍은 지도 어느덧 20년이네요. 저는 사진을 배워본 적도 없고, 사진에 대한 기술도 부족해요. 그래서 어디에 당당하게 내놓지는 못해요. 다만 저를 필요로 하는 곳에는 언제라도 도움을 드리고 싶어서 학교 홍보나 당진교육 소식지 ‘아미’를 위해 사진을 제공하고 있어요.
제가 찍는 사진은 대부분 인물이나 행사, 개인적인 취미인 꽃을 찍고 있어요. 그중에서도 특히 인물 사진은 저 나름의 몇 가지 원칙을 가지고 찍고 있습니다. 그중에서 제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 그 사람의 ‘마음’을 찍는 것입니다. 사람의 얼굴에는 그의 삶과 마음이 드러납니다. 사람은 정물이 아니니까요. 좀 어려운 이야기일 수 있는데, 사진을 찍는 제 마음과 그 사람의 마음이 닿는 순간이 있습니다. 저는 그 순간을 놓치지 않으려고 노력해요.
6. 교사로서 앞으로의 목표(계획)에 대해 말씀해주세요.
교단을 떠나는 순간까지 아이들과 함께하고 싶어요. 아이들을 가르치는 일이 좋아서 시작한 일이기 때문에 그 끝도 한결같이 마무리하고 싶어요. 덤으로 우리 학교 영화창작동아리의 대가 끊기지 않고 아이들과 매년 영화 한 작품씩 완성해 갈 수 있다면 더없이 좋겠고요. 아이들과 함께 영화라는 도구로 세상에 작은 목소리를 내고 싶어요.
7. 미래를 이끌어 갈 학생들에게 교사로서, 인생의 선배로서 응원(조언)의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겸손하게 당당한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어요. ‘나’로 살아가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이지만, ‘나’만 살 수 없는 세상이니까요. 주변과 조화를 이루면서도 내 목소리를 당당하게 낼 수 있는 삶이 멋진 삶이라고 생각해요. 더불어 상상하고 표현할 줄 알았으면 좋겠어요. 상상이 없는 삶은 건조합니다. 내가 꿈꾸는 세상, 우리가 추구하는 세상을 상상하고 실현하며 사는 삶을 권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