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진교육소식지-아미]
'봄 같은 그대'를 노래하는 교사 밴드 '남남'
당진의 교사 밴드, ‘남남’이 3집 앨범으로 돌아왔습니다. 2019년 ‘그리운가봐’, 2020년 ‘기대’에 이어, 2022년 6월 9일, ‘봄 같은 그대’로 우리 곁을 찾은 남남을 만나 음악과 교육, 일상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1. 남남의 두 멤버 조한준 님, 전종혁 님은 가수이자 교사인데요.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조한준 님(이하 조): 안녕하세요! 당진 교사 밴드 ‘남남’의 리더 조한준입니다. 현재 당산초등학교에서 4학년 학생들과 행복한 학교생활을 보내고 있습니다. 당진교육의 대표 소식지 ‘아미’에서 이렇게 남남을 찾아주시니 정말 감사드리며 3집 발매를 정말 잘했다는 생각이 드네요.
전종혁 님(이하 전): 안녕하세요? 교사 밴드 ‘남남’의 프로듀서이자 센터를 맡고 있는 전종혁입니다. 저도 현재 당산초등학교 5학년 담임으로서 토끼 같은 제자들과 알콩달콩 행복한 추억을 만들고 있습니다. 매번 음원을 발표할 때마다 잊지 않고 찾아와 주시는 당진교육소식지 ‘아미’에 진심으로 감사의 인사를 전합니다.
2. 팀 이름이 ‘남남’이어서, 진짜 남남되는 것은 아닌지 걱정하시는 팬들도 있었습니다. 그런 걱정과 달리 벌써 3집입니다. 교사 생활을 하면서 음악 활동까지 하는 것이 쉽지 않을텐데요. 3집 발매에 대한 소감부터 들어볼까요?
조: ‘남남’ 이름을 지으면서, 사실 저희도 알게 모르게 그런 걱정을 했습니다.(웃음) 하지만 남남의 의미는 단순하게는 남자 둘이 모인 밴드라는 의미와, 정말 다른 음악 성향을 가진 ‘남’이 모였지만 서로 어울려 함께 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서로 다른 점을 이해하고 배려하며 달려와보니 어느덧 3집이네요. 각종 업무, 코로나 등에 뒷순위로 밀렸던 3집이 드디어 발매되어 너무나 뿌듯한 요즘이고, 무엇보다 함께해주신 전종혁 선생님께 항상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전: 어느덧 팀으로 활동한 지 6년 차에 접어들었습니다. 조한준 선생님과 저는 이제 동료 교사라기보다는 친형제에 가까운 느낌입니다. 서로 워낙 다른 면이 많지만 자신의 생각을 강요하지 않으며, 각자의 개성을 존중해왔기 때문에 오랜 시간 함께할 수 있었습니다. 매번 음원을 발표할 때마다 드는 생각이지만 곡 작업을 하며 정말 많은 고민을 합니다. 이번 3집 ‘봄 같은 그대’ 역시 지극 정성으로 키운 자식을 세상에 내놓은 듯한 기분이 들어 뿌듯합니다.
3. ‘봄 같은 그대’를 들어보면, 뭔가 희망이 느껴집니다. 생동감이 느껴지고, 일상의 따뜻함이 느껴지는데요. 이 노래를 제작하게 된 계기나 의도가 있을까요?
전: 역시 ‘봄 같은 그대’가 담고 있는 메시지를 제대로 느끼셨네요. 저에게 ‘봄’은 설렘입니다. 춥고 쌀쌀한 겨울이 가고, 어느 날 문득 불어오는 산뜻한 봄바람은 새로운 시작을 기대하게 합니다. 코로나로 인해 멈췄던 일상이, 만남이, 사랑이 이제 다시 시작되는 설렘을 음악에 담고 싶었습니다. 헤어짐은 사랑만큼이나 사고처럼 다가옵니다. 코로나19로 잠시 멀어졌던 우리가 그랬고, 어쩔 수 없는 이별에 서로의 시간을 가졌던 연인이 그랬고, 매일 만날 수 있을 것 같았던 제자들과 선생님이 그러했습니다. 그저 잠시 잠깐이면 될 줄 알았고, 이리 오래 걸릴 줄 몰랐으며, 막상 멀리 지내보니 알게 된 당연한 것들의 소중함에 대해 음악으로 기록하고 싶었습니다.
4. 교사로서 코로나19는 어떻습니까? 어떤 변화가 인상 깊은지, 어떤 생각을 갖게 되었는지, 어떤 각오가 생겼는지요?
전: 언제나 부재는 존재를 증명합니다. 코로나19로 인해 우리는 주변의 사람들과 갑작스러운 헤어짐을 경험했습니다. 서로 잠시 거리를 두며 당연한 것들의 소중함에 대해 느끼는 값진 시간이었습니다. 이 시기를 보내며 얻은 가장 큰 깨달음은 ‘사람의 소중함’입니다. 앞으로 어떠한 상황에서도 후회하는 일이 없도록 제 주변의 소중한 가족, 제자, 친구들의 존재에 감사함을 느끼며 순간순간 최선을 다하고 싶습니다.
조: 사실 저 같은 경우는 코로나19가 가장 심했던 20년부터 21년까지 학교를 떠나 파견근무를 하고 있었습니다. 정말 어려운 시기는 다 지나고 22년도에 당산초등학교에 발령받았습니다. 그럼에도 학교로 돌아와보니 마스크를 쓰고 있는 학생들의 모습, 각각 떨어져 있는 책상, 아무 대화도 할 수 없는 급식실 등 정말 어색한 부분이 많더군요. 특히, 리코더 등의 악기 수업, 기타 모둠활동 등에 제약이 생기고 복잡해진 출결 처리, 기타 코로나 관련 업무처리로 더욱 바쁜 학교가 되었습니다. 선생님들께서 그동안 너무 고생하셨다는 생각이 제일 먼저 들었고, 코로나로 지친 선생님과 학생들을 위로해 드릴 수 있는 노래를 만들어봐야겠다는 각오가 생기더군요. 다음의 4집은 그런 내용을 담은 노래가 되지 않을까 합니다.
5. 가수로서 코로나19는 어떻습니까? 어떤 변화가 인상 깊은지, 어떤 생각을 갖게 되었는지, 어떤 각오가 생겼는지요?
전: 저희가 음원 수익으로 생계를 유지하는 것이 아니었기에 공연 무대의 축소로 인한 어려움을 직접적으로 느끼지는 못했습니다. 다만 코로나 이전에는 다양한 교육 행사에서 많은 분들과 함께 호흡하며 현장의 생동감을 느꼈지만, 코로나 시기에는 그런 기회가 줄어들어 아쉬운 마음이 컸습니다. 점차 일상을 회복하고 있는 만큼 공연 무대에서 만나 뵙게 될 날이 하루속히 찾아왔으면 좋겠습니다.
6. 남남의 음악 세계가 궁금합니다. 1집 포크, 2집 발라드에 이어 이번 3집은 인디록입니다. 남남이 추구하는 음악은 어떤 것인가요?
조: 저희는 가수라고는 하지만 누가 봐도 아마추어입니다. 활동을 하며 프로가 아닌 아마추어이기에 느끼는 장점이 많았습니다. 그중 하나가 다양한 음악을 도전해보는 것이지요. 물론, 각자가 서로 좋아하는 음악은 있습니다. 저 같은 경우엔 락발라드를 좋아하고, 전종혁 선생님은 어쿠스틱 음악을 선호하지요. 그렇기에 ‘남남’이 추구하는 음악은 하나로 정하기 어려운 것 같습니다. 대신에, 서로가 좋아하는 음악을 번갈아 도전하며 취향이 다른 사람들도 같은 목표를 향해 달려갈 수 있다는 본보기를 학생들에게 보여주는 것, 그것이 남남이 추구하는 목표이자 음악이 아닐까 합니다.
전: 남남의 정체성은 일정한 틀에 구애받지 않고 저희가 하고 싶은 음악을 하는 것입니다. 저희 팀 ‘남남’도 애초에 다름에서 출발했듯 장르에 국한되지 않고, 그 시기 그 순간에 저희가 느끼는 감정을 온전히 담아낼 수 있는 가장 적합한 장르면 앞으로도 편견 없이 도전할 것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남남 4집은 힙합이 될 수도 있겠죠.(웃음)
7. 교사와 가수, 가수와 교사. 둘 중에 무엇이 본업이고 부업인가요? (하나도 제대로 해내기 힘든 세상입니다.) 두 마리 토끼를 쫓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남남이 음악을 하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조: 이건 고민할 것 없이 당연히 교사이지요. 남남은 소개했듯이 교사 밴드이고, 남남의 음악은 중의적이지만 모두 학교생활 또는 학생과의 관계를 주제로 담고 있습니다. 교사이면서 가수로 활동하는 선생님을 보며 학생들이 다양한 꿈을 꾸는 것, 저희 음악을 듣는 사람들에게 위로를 드리는 것, 그것이 남남이 음악을 하는 이유입니다.
전: 본업은 당연히 선생님입니다. 그럼에도 꾸준히 음원을 발매하고, 음악 활동을 이어가는 이유는 제자들에게 꿈을 꾸는 인생이란 무엇인지 말로만 가르치지 않고, 직접 보여주고 싶기 때문입니다. 저는 제자들이 할머니, 할아버지가 되어서도 꿈을 꾸었으면 좋겠습니다. 장래 희망 같은 현실적이고 거창한 꿈만 꾸는 것이 아닌, 내가 하고 싶은 것이 무엇인지 고민하고, 해보고 싶다면 앞뒤 재지 않고 그냥 저질러보는 무모함도 함께 배웠으면 좋겠습니다. 저는 선생님이라는 직업을 가졌습니다. 그러나 그것으로 인생의 목표가 끝난 것은 아닙니다. 저의 인생은 노래하는 선생님, 꿈을 꾸는 선생님으로 현재진행형이듯 제자들도 ‘어떠한 직업’이 아닌 ‘어떠한 사람’이 되어야겠다는 목표로 인생을 살아갔으면 좋겠습니다.
8. 코로나19로 쉽지 않은 시간이었습니다. 그래서인지 2021년이 지나 2022년이 되어 3집이 나오게 되었습니다. 팬데믹 상황 속에서 3집 준비를 하는 것이 쉽지 않았을 텐데요. 어떠셨나요?
조: 확실히, 코로나19속 교사 생활을 하며 음악 활동을 하는 것이 쉽진 않았습니다. 코로나19로 더 바빠진 상황에서 자칫 본연의 일인 교육 활동에 소홀해질 수도 있었지요. 그럴 때마다 우리는 교사라는 것을 잊지 않고 각자의 학교생활에 충실하였습니다. 그러면서 짬짬이 시간을 내어 음악 작업을 하다 보니 아쉽지만 3집 발매가 늦어지더군요. 이번 3집은 전종혁 선생님의 음악에 대한 열정과 작사·작곡이 없었다면 발매하기 어렵지 않았을까 합니다. 4집은 3집 공개 시 느꼈던 보람과 학생들의 환호성을 원동력 삼아 준비 중에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