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진교육소식지-아미] 함께해서 아름다운 섬, 난지도와 함께하는 분교 생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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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2-11-14 1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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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함께해서 아름다운 섬, 난지도와 함께하는 분교 생활

    - 삼봉초 난지분교 김수재 선생님 인터뷰 -


    Q. 본인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A. 안녕하세요. 저는 난지분교에서 근무한 지 10개월 정도 지나 이제 섬에 있을 시간보다 나갈 시간이 더 가까이 다가온 교사 김수재입니다. 현재 난지분교에는 총 2명의 학생이 저와 함께 공부하고 있습니다. 이제야 분교 생활에 적응한 것 같은데 본교로 다시 나갈 시간이 성큼 다가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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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Q. 난지분교의 특색은 무엇일까요?

    A. 난지분교는 당진에 있는 모든 학교 중에서 가장 바다에 가까운 학교입니다. 학교에서 직선거리 800m 이내에 아름다운 서해 바다가 위치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학교는 막상 산과 나무 사이에 폭 파묻혀 있어서 학교에서는 바다가 안 보인다는 반전 매력도 가지고 있습니다. 학교 앞의 야트막한 언덕을 넘어서면 가슴이 상쾌해지는 푸른 바다가 우리를 반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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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뜨거운 여름, 바다에서 하는 체육수업도 난지분교만의 장점입니다. 준비운동 후에 구명조끼를 착용하고 들어가는 시원한 바다는 분교 학생들이 가장 좋아하는 수업입니다. 본교와의 통합수업 역시 난지분교만의 특징입니다. 배를 타고 등하굣길에 오르며, 오랜만에 만나는 본교 친구들을 생각하며 두근두근 해하는 학생들의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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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Q. 생각했던 섬마을 학교와 지금 생활해 본 섬마을 학교는 차이가 있나요?

    A. 제가 생각했던 섬마을 학교의 이미지는 예전에 보았던 선생 김봉두라는 영화였습니다. 강원도 두메산골의 선생님의 모습을 보며 나도 언젠가는 저런 생활을 해보고 싶다.’라는 꿈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막상 섬마을 학교에 부임하고 지금까지 생활하며 돌이켜 보면, 꿈과 현실은 다소 거리가 있는 게 아름답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웃음) 섬마을 학교는 인프라적 측면에서 보면 풍족한 생활을 하기에는 거리가 있습니다. 아침, 점심, 저녁으로 뜨는 배를 놓치면 육지로 나가기 힘듭니다. 바람이 불거나 안개가 끼는 날에는 배가 결항되기도 합니다. 편의점은 당연히 없고, 가게들이 열지 않는 날도 있습니다. 그렇지만 그 이상의 아름다움을 보여주는 곳이 섬마을 학교가 아닐까 합니다.


    학생들과 도란도란 함께하는 즐거운 학교생활과 눈앞에 펼쳐지는 푸른 산과 아름다운 바다는 하루의 충분한 활력소입니다. 이상과 현실은 다소 차이가 있지만 생각보다 아름다운 현실은 이상과의 괴리감을 해소시키고도 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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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Q. 분교에서의 교육 생활의 특징은 무엇인가요?

    A. 학년이 다른 두 친구들을 데리고 동시에 수업을 진행해야 하니, 1시간(40)의 시간 배분이 참 어렵습니다. 하지만 요새 많이 강조하는 협동 학습, 토의 학습의 경우에는 선생님이나 다른 친구가 또래 역할을 해주면서 부족한 부분을 채워주고 있습니다. (웃음) 학생과 선생님의 사이가 조금 더 돈독해지며, 마치 아빠와 딸처럼 (미혼입니다.) 지낼 수도 있습니다.


    육지에 위치한 다른 학교들보다도 조금 더 자연친화적인 환경에 있는 것도 큰 장점입니다. 물론 다른 학교에서도 자연을 관찰하거나 환경 교육이 가능하지만, 현관문을 나서자마자 보이는 푸른 산과 바다는 학생들에게 자연과 함께하는 즐거움을 만끽하게 합니다.


    얼마 전에 했던 학교에 있는 감나무에 열린 감 따기는, KBS TV 프로그램 ‘6시 내고향에서 나와 촬영을 하기도 했습니다. 학생들과 감을 따고 손질해서 말리는 과정을 통해 교과서에 나와있는 활동을 실제로 해보며 즐거운 시간을 가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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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Q. 분교 생활을 하면서 인상 깊었던 점은 무엇인가요?

    A. 분교는 선생님 혼자 계획하고 진행하며 마무리를 해야 합니다. 이 과정에서 본교와의 긴밀한 협조는 당연히 필요합니다. 올해 본교와의 공동교육과정을 통해 2학년 학생들이 분교를 방문해 즐거운 시간을 가졌습니다. 학생들이 배를 타고 섬으로 건너와 섬을 둘러보는 모습에서 '학생들이 몸은 멀리 있지만, 사실 마음은 굉장히 가까이 있었구나.'라는 생각과 함께 깊은 감동을 느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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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육지에서는 일상의 소중함을 느끼기가 사실 힘듭니다. 하지만 분교에 와서 있다 보면 상실로 인해 알게 되는 일상의 소중함을 느낄 수 있습니다. 만약 여러분들이 섬 생활을 할 수 있는 기회가 온다면 꼭 한 번쯤은 경험하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한 스푼의 기대와 한 스푼의 걱정, 한 스푼의 긴장으로 시작된 난지도 섬 생활이 이제 어느덧 노을을 맞이하고 있습니다. 부디 남은 날들도 난지분교 친구들과 함께 항상 행복하고 즐거운 하루하루를 보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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