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진교육소식지-아미] 고별인터뷰- 윤양수 장학사 ‘당진에서의 3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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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1-08-23 0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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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별인터뷰- 윤양수 장학사 당진에서의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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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0 1 8년 91, 당진교육지원청으로 발령받은 이후 3년 동안 당진교육지원청과 행복교육지원센터에서 근무한 윤양수 장학사를 만났다. 오는 91일자로 충남 아산에 위치한 충무교육원으로 자리를 옮기는 윤양수 장학사에게 당진에서의 3년에 대해 물었다.

     

    Q1. 당진에 부임했을 때 어떤 포부를 가지고 업무를 시작했나요

    행복교육지구 사업 혹은 마을교육공동체 운동이 뭔지 잘 몰랐기 때문에 장님 코끼리 만지듯 업무를 익히고, 사람들을 만나느라 바빴어요. 당진에서 뭔가 해보겠다는 구상 같은 건 없었죠. 초보 운전이었으니까요. 초기에는 학교지원 사업에 비중을 두었다면, 2019년부터 민()이 주도하는 지역사업을 지원하기 시작했어요.

     

    Q2. 지난 3년 동안 어떤 일을 하셨나요?

    행복교육지구 교육 현장으로 민()을 불러내는 일에 가장 비중을 두었던 것 같아요2 0 1 8년 말에 마을교사 연수를 시작했어요. 민을 불러내기 위한 과정이었죠. 2019년에는 풀뿌리 교육자치 협력체계 구축에 비중을 두었습니다. 행복교육지구 정책 사업이든 마을교육공동체 운동이든 학교와 마을이 함께해야 가능한 일이니까요.

    2020년에는 진로체험학교를 확대 운영했어요. 당진은 초1~3 대상으로 창의체험학교를 운영하고 있는데, 당일 체험과 단시 수업 위주로 진행한다는 점에서 중1~3 학생들의 요구 수준을 충족하기에는 한계가 있다고 생각했어요. 1~3 학생들의 성장을 돕기 위해서는 다른 지원 체계가 필요했고, 그런 맥락에서 진로체험학교를 운영하게 됐습니다.

    미래 사회 직업 세계의 변화, 다니엘 핑크는 프리 에이전트(Free Agent)의 시대라고 말했는데요. 학생들이 미래 사회에 능동적으로 대처할 수 있도록 진로탐색 기회를 제공하려는 거죠. 작년에 15개 교육장을 운영했고, 올해는 20개 교육장을 개설했습니다. 20214월에는 마을교육포럼을 출범했죠. 포럼을 통해 지역교육 의제를 공론화하고, 마을교육공동체 운동의 방향을 모색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우리는 보통 포럼을 논의 단위로 표상하는데, 당진마을교육포럼은 그간 개별적분산적으로 추진해온 개개의 행사를 묶어 일관성 있게 종합하는 형식입니다. 마을교육자치와 관련한 학습과 실천, 실험과 도전을 공유하는 교류와 연대의 플랫폼으로 가동해 보려는 거죠. 구상과 실행의 분리를 넘어 민학이 함께 논의하고 실행하면서 행복교육지구 2기 마을교육공동체 운동의 방향 모색, 과제 설계, 사업을 기획-실행-평가해 보려는 겁니다. 연속 포럼으로 운영하면 행복교육지구 2기의 혹은 끌개구실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당진교육회의로 진화해 간다면 더할 나위 없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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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Q3. 3년간 일하면서 보람을 느꼈던 부분과 가장 힘들었던 부분이 있다면

    가슴으로, 두 발로 활동하는 사람들을 만난 게 보람이죠. 당진교육소식을 전하는 행복교육지구 기자단, 각자의 거처에서 활동하는 마을교사들, 마을교육연구회 교원들, 마을교육포럼 운영진들을 비롯해서 좋은 분들을 많이 만났습니다. 아이 키우기 좋은 마을, 살기 좋은 당진을 만들어가는 분들이죠. 고마운 분들입니다.

    가장 힘든 부분이라면, 아시잖아요. 관계가 늘 힘들죠. 일하다 보면, 갈등이 생기기 마련이잖아요. 풀리지 않을 때가 많아요. 우연히 풀리는 경우도 있는데, 그건 행운이죠.

    또 제가 가지고 있는 낡은 사고와 익숙한 감각을 바꾸는 것도 쉽지 않았죠. 그런데 저는 지금의 가 깨져 나가는 순간이 좋아요. 균열의 쾌감이 있잖아요. 다른 로 옮겨가는 순간이니까요.^^

     

    Q4. 3년 동안 당진교육에 어떤 변화를 느끼나요

    당진교육에 대해 말할 위치는 아닌데... 행복교육지구 사업 혹은 마을교육공동체 운동으로 한정해서 말씀드리면, 타 지역 사람들이 당진 얘기하는 걸 들을 때마다 당진이 진화해 가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학교 현장도 분주하지만, 민이 부상하는 모습을 보는 게 즐거웠어요.

    분권과 자치의 시대잖아요. 올해 마을교육포럼을 통해 읍면동 교육자치를 공론화했는데, 학이 힘과 지혜를 모아 좀 더 밀고 나가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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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Q5. 정든 당진을 떠나는 심정이 어떠신가요

    이번에 못 가면 당진으로 이사 오려고 했어요. 당진시민이 되기엔 자격이 부족한 것 같습니다. 시민의 자격을 호락호락 내주지 않네요.^^

    마을교육공동체 운동은 학교와 마을의 구성원들이 함께해야 하는데... 상대적으로 학교 현장의 교원들과 접속이 부족했어요. 시흥시 사례가 보여주듯 교육자치를 미리 당기려면, 마을과 학교의 구성원들이 함께 활동하는 방식으로 가는 게 맞죠. 읍면동 교육자치회 구성을 비롯해서 마을교육포럼을 당진교육회의로 전환해 가기 위한 중장기 로드맵을 구상하고 있었는데, 발령이 났네요.

    한편으로는 다행이다 싶습니다. 알콜(?)로 간이 붓기 전에 가게 됐으니까요.^^

     

    Q6. 당진에 다시 와서 일하고 싶은 생각이 있는지

    당진은 정이 많이 든 곳입니다. 기회가 되면 와야죠. 3년을 함께한 기자단, 마을교육연구회 선생님들, 마을교육 사업을 하시는 시민들, 에세이로 당진의 오늘을 함께 기록한 당들... 공무원 나브랭이를 공적 책임과 역할을 다하기 위해 고민하는 공무원으로 만들어 주신 분들입니다.

    죽동리 새벽 하늘, 아미산 임도 벚꽃길, 삼길포 대웅식당, 신평 황금들녘, 합덕 버그내인연과 소들, 아미산 장수풍뎅이, 사슴벌레, 매미 우는 소리... 모두 그리울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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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Q7. 함께했던 이들에게 남기고 싶은 말이 있다면

    당진천 냇둑에 상수리가 떨어지기 전에 갑니다. 상수리 몇 알 줍고 갈까, 생각도 했었죠. ()에 심()이 달라붙으면 욕()이 생길 것 같아서 상수리에 심()이 달라붙기 전에 갑니다. 멋진 날들이었습니다. 주현미가 부르는 어느 멋진 날처럼 당진에서 지낸 시간을 소중하게 간직할 겁니다. 당진교육의 도약과 성장을 위해 두 발로, 가슴으로 함께 하셨던 모든 분들의 건승과 행복을, 또 당진교육의 번영을 기원하겠습니다. 미덕의 번영을!^^